공은 비어 있음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실상
지혜로운 이는 모든 것이 무상하며 모든 법이 공하여나가 없음을 관찰하고 모든 형상에도 집착하지 않느니라 근수 보살의 게송입니다. 앞에서 아공(我空)을 이야기할 때는 공이라는 개념을 일부러 내려놓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게송에는 공(空)이라는 글자가 그대로 나오니 피해 갈 수가 없습니다. 공을 설한 본뜻이 그런 고민 자체에서 벗어나라는 데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한 것이 사실입니다.공은 그만큼 어렵습니다. 공 하면 금방 떠오르는 『금강경』과 『반야심경』은 그나마 쉬운 편입니다. 공 사상을 설하는 반야부(같은 사상의 경전을 묶어 부르는 이름) 경전은 방대해서, 한문으로 옮겨진 『대반야바라밀다경』 하나만 600권에 이르고, 산스크리트 반야경 가운데에는 십만 송에 이르는 것도 있습니다. 용..